제헌절 노래에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 옛길에 새걸음으로 발맞추리라.'고 한 대로, 헌법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표들이 나라의 이름으로 국민에게 말로 나타낸 약속이다. 곧, 국가가 국민에게 한 언약이다. 극히 평범한 말이지만, 약속하는 말은 듣는 사람이 아주 쉽게 알 수 있어서 털끝만큼도 오해할 소지가 없어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의 모방 악습은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외국어 흉내에, 진부한 상투어, 당치 않은 비유, 조잡한 신조어를 계산 능력이 모자라는 학생이 간단한 셈을 할 때마다 구구단 외듯이 끌어다 붙여 획일적인 글을 쓰면서 모두 대가연(大家然)한다.
이제 우리 나라 모든 지식인이 자신의 학력과 직업, 지위를 초월해서 우리말을 다시 배우기로 결심하고, 이 책을 동반자로 삼아 늘 곁에 두고 거듭거듭 정독하여 우리말의 참모습을 깨닫고 완벽하게 말과 글을 새롭게 써서 우리말 살리는 일에 기여하였으면 한다. 그러면 우리말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서 21세기에 세계에서 으뜸가는 문화어가 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