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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동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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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침묵과 쟁론>

박동억

2016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평론으로 「황야는 어떻게 증언하는가:2010년대 현대시의 동물 표상」 「정확한 리얼리즘:작가 이산하의 문학에서 답을 청하다」 등이 있으며, 저서 및 공저로 『끝없이 투명해지는 언어』 『오규원 시의 아이러니 수사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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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침묵과 쟁론> - 2024년 2월  더보기

이 책이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은 그러한 언어 행위에 동참할 수 없는 ‘말 잃은 자’의 곤경이다. 세상을 떠난 이나 말을 빼앗긴 이, 혹은 동물들의 침묵. 말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실천이다. 이와 함께 말을 건넨다는 것은 당신의 존엄함을 확인하기 위한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 혹은 타자의 존엄함을 우리는 대화를 통해 확인한다. 이 부단한 일상 속에서 주고받는 사소한 농담조차도 서로가 인간임을 확신하게 해준다. 반대로 말을 잃은 존재는 억압된다. 그들 혹은 그것은 말할 능력을 잃었거나 말의 능력을 애초에 소유하지 못했기에 자신을 대변하지 못한다. 그들은 타인에 의해 대변된다. 그것은 사람에 의해 소유된다. 여기서 우리는 시인이 행하는 시적 대화를 살필 필요가 있다. 시인은 말의 힘을 믿는 자다. 말하는 순간과 말 건네는 순간을 응시하는 자. 특히 이 책이 주제로 삼는 것은 시인이 행하는 ‘말 건넴’의 특별함이다. 자연서정시와 모더니즘 시와 같은 장르의 구분을 넘어서 많은 시인은 어떤 믿음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마치 ‘말할 수 없는’ 존재들이 응답이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 죽은 이, 동물과 풍경, 심지어 기계장치를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여기서 말 건넴의 심오함을 우리는 확인한다. 말의 의지는 말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다. (중략) 신중해야 한다는 말은 다음을 뜻한다. 말은 곧 인간의 법정이다. 시인이 말할 수 없는 타자를 시에 재현한다는 것은 타자를 쟁론의 무대에 올린다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타자를 향한 시 쓰기는 말할 수 있는 시인과 말할 수 없는 타자 사이의 불평등한 대화를 입안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문학작품에는 신중함이 결여된 쟁론과 신중한 쟁론이라는 두 가지 사례가 존재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한 상당수의 글은 어떻게 시인의 쟁론이 신중함을 견지할 수 있느냐, 그리고 신중하지 못한 쟁론을 어떻게 분별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내포하고 있다. 시의 대화적 가치라는 큰 주제, 그리고 침묵하는 타자와 시 쓰기의 쟁론이라는 형식성을 이 책은 작은 주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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