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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은심 (李恩心)

본명:Eun-sim Lee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35년, 일본 나고야

직업:배우

최근작
2021년 12월 <[블루레이] 하녀>

이은심(李恩心)

삶을 냉소하는 듯한 표정을 가진 이은심은 멜로드라마보다는 스릴러나 예술영화에 더 잘 어울리는 그런 배우이다. 이를테면 <조촌>(59, 유두연)과 <하녀>(60, 김기영)에서 그녀가 보여준 것은 퇴폐적인 분위기였다. 60년대 초 그녀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어느 관객은 이를 두고 독한 위스키나 마시고라야 맡아낼 수 있는 그런 체취라고 고백한다. 이은심은, 아마도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도무지 가까이 하려들지 않을, 혹은 감히 이해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독특한 체취의, 하지만 그만큼 저 멀리 고립되어 있는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

이은심의 개인사도 그렇게 독특했다.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이은심은 국민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그곳에서 해방을 맞았고 1년 후에는 귀국하여 부모님의 고향인 경북 상주로 돌아왔다. 처음 한국에 돌아와서는 언어 문제 때문에 고생했지만 금새 멋부리기 좋아하는 여고생으로 자랐다. 유별나게도 여고시절 이은심의 별명은 ‘아메리카’였다. 거리를 거닐 때면 언제나 「아메리카」라는 잡지가 그녀의 손에 들려 있었기 때문이란다.

이은심이 스크린에 데뷔하게 된 것은 청춘영화 <조춘>에서이다. 첫 주연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남양일과 이은심이라는 주목 받는 두 신인을 등장시켰지만 일본 작품 <진심>을 표절했다는 혐의로 물의를 빚으면서 당국의 제재까지 받게 되었다. 만일 이 영화가 그런 말썽 없이 성공할 수 있었다면 이은심의 진정한 출세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은심에게는 그전에도 영화배우가 될 뻔한 기회가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우연히 미도파 앞 노상에서 그녀를 발견한 심원택 감독이 자기 영화의 주인공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던 것이고 두 번째는 친구들과 자주 들르던 명동의 모 다방에서 김기영 감독과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이다. 당시 <초설>(59)을 감독하고 있던 김기영 감독은 애초의 주연을 그녀와 교체하려 했으나 아직 자신을 믿을 수 없었던 이은심은 그 제안을 거절하고 만다.

<조춘>이후 <고종황제와 의사 안중근>(59, 전창근) <청춘일기>(59, 김기영) <슬픈 목가>(60, 김기영)에서 단역이지만 진지하게 연기수련을 해오던 이은심은 김기영 감독의 <하녀>에서 두 번째 주연을 맡게 된다. 이은심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하녀>는 이은심에 대한 대중의 모든 기억을 지배하게 될 만큼 강렬한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 그는 부르주아 규범에 길들여지지 않은 하층민 여자 하녀를 연기했다. 비오는 밤 주인 남자의 강간으로 임신하게 된 후 점차 파괴적인 모성으로 변신하는 하녀는 임신을 빌미로 남자를 궁지로 몰아세워 결국 스스로 죽음을 자청하게 만드는 냉혹함을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서 이은심의 하녀는 순진해서 짓밟힌다기보다는 짓밟히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하녀이다. 그래서 차라리 강간과 임신을 부르주아 가족을 옥죄는 음모의 덫으로 만드는 그녀의 능동적인 섹슈얼리티는 농촌의 여성을 도시로 끌어들여 착취하는 부르주아 가족과 산업사회에 유죄를 선고하고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인다.

복수의 여신, 하녀로서 시대를 요약했던 이은심은 그 시대에 유행병처럼 번졌던 허무주의와 실존주의 잔영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성구 감독과 결혼한 후 그는 어느 사이엔가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지만 짧은 영화경력 때문에 오히려 변하지 않는 깊은 이미지를 새겼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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