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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용숙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18년 1월 <천부경 81자 바라밀>

박용숙

중앙대학교 국문학과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U.C. 버클리 아시아센터 연구교수를 거쳐 동덕여자대학교 미술학부 교수를 지냈다.
인문학자로서 인류의 시원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고, 철학, 고전, 미술, 역사, 문학 등 분야를 망라한 독서로 동양과 서양 문명, 샤머니즘과 근대문명(기독교, 불교, 유교 등)을 통섭하는 데 천착해왔다.

이는 지속적인 책 집필로 이어져, 《한국 고대 미술사론》(1979), 《한국의 시원사상》(1985), 《전통미술의 재발견》(1988), 《황금가지의 나라》(1993), 《지중해 문명과 단군조선》(1996), 《한국 미술사 이야기》(1999),
《한국 현대미술사 이야기》(2003) 등 전통문화와 미술비평에 관한 많은 저서가 있다. 일본의 제일서방第一書房에서《샤머니즘으로 본 한국고대미술문화 사론シヤ-マニズムよりみた朝鮮古代文化論》(1985)이 출간되기도 했다.

이 책《 천부경 81자 바라밀》은 우리 전통 사상의 핵심을 이룬 《천부경》이 지구 자전 공전의 천문학 이치를 담고 있는, 고대 천문학자의 비밀문서라는 데서 출발한다. 기독교와 불교 문명이 시작되기 전의 상고사를 다룬《샤먼제국》, 인류의 사상과 역사를 일구었던 최초 문명에 관한 도상학적 고찰인《샤먼문명》 등의 전작에 이은 샤먼 시리즈 완결판이자, 출발이 되는 책이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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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샤먼 제국> - 2010년 2월  더보기

샤머니즘이라는 지도의 발견 상상력 Imagination이라는 이름의 배가 있다. 그 배의 속성은 그렇다. 이미 정해져 있는 물길을 따라 안전하게 다니는 배가 아닌 것이다. 방향타도 없지만 배는 무엇을 믿는지 험난한 파도가 넘실대는 망망대해를 헤집는다. 혹자는 말한다. 사학 史學은 실증학문인데 어떻게 역사를 상상력에만 의존하는가. 하지만 서양사학의 거목인 랑케 Leopold von Ranke(1795~1886)는 《세계사의 이념》에서 이렇게 말했다. 역사의 바람직한 목표는 이데아를 지키는 일이며 이는 사실(학문)과 추리(예술)를 올바르게 결합하는 일이다. 그럴 것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고 승자가 패자의 주체를 지우는 음모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랑케가 말하는 추리는 곧 상상력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 ‘상상력’이라는 이름의 배를 타고 고대사 항해에 나섰던 계기는 고분발굴에 발을 들여놓으면서였다. 1972년을 시작으로 몇 년 사이에 공주 무령왕릉, 경주의 98호 고분, 고령 高靈가야 고분들이 연달아 발굴되었다. 고고학자가 아니라 풋내기 소설가에 불과했던 나를 발굴 현장에 끌고 다니신 분이 있었다. 이미 고인이 된 김원룡 金元龍 선생이다. 선생은 내게 지하세계의 안내자였던 셈이다. 어쨌든 이런 인연으로 나는 내 상상의 배에 몇 가지 그럴듯한 짐을 실을 수가 있었다. 무령왕릉은 양 梁나라 시대의 황금 팔찌와 정체불명의 여자 어금니 한 개를, 98호 고분은 삼 태극문양이 새겨진 검파 劍把와 페르시아산 유리컵을, 고령가야 고분은 준 지중해 양식(로터스 lotus)의 금관과 인도인의 두개골을 내게 숙제처럼 안겨준 것이다. 이 짐들은 내 상상력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것들이었다. 왜, 한반도라는 작은 땅덩어리에 중국(양 梁), 페르시아, 지중해와 인도의 지문이 찍힌 물건들이 묻혀있는가. 그 상황이 그림이었다면, 한 점의 초현실주의 작품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것들은 엄연하게도 학문적인 물음 안에 있었다. 랑케가 예술(추리)이라고 했던 상상력이라는 이름의 배가 항해할 임무가 정해진 것이다. 그것은 이 해괴한 물건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한반도라는 작은 지도에 옮겨졌는지를 묻으면서……. 상상력이라는 이름으로 항해를 계획한 배가 첫번째 지도를 발견한 것은 1970년대 초반이었다. 그것은 고분이 아니고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강릉 단오제였다. 단오제는 강릉의 남대천가에서 열렸다. 나는 해마다 그 굿판에서 무당과 함께 살아야 했다. 그렇게 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단오의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단오는 연중 태양광(양기 陽氣)의 밀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이고, 이는 샤머니즘 시대의 태양신의 날이다. 무당들은 올림포스(대관령)로 올라가 신수 神樹를 잘라 지상(제장 祭場)에 세우고 그곳에서 제석풀이 굿을 한다. 제석은 제우스 zeus이고 ‘풀이’는 그리스 무녀 巫女들이 제우스 축제에서 부르는 디티람보스 찬가이다. 여러 날의 축제가 끝나면 제터에 세워졌던 신수 神樹는 불길에 활활 타오르고 무당들은 슬픈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린다. 이때 바빌로니아에서는 씨의 제공자를 대표하여 아도니스가 말뚝에 묶이어 불에 탄다. 이것이 프레이저가 《황금가지》에서 그토록 지루하게 기록해 놓은 태양신의 축제 may-pole가 아니고 무엇일까. 개안 開眼이었다. 그러니까 오랜 세월 나를 괴롭혔던 수수께끼도 이 개안의 거울 속에 있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가 고대 터키 땅에 있었던 미탄니 왕국의 이야기라고 처음 발설한 사람은 육당 六堂이다. 어떻게 그 이야기가 2,000년이나 지나 신라 48대 경문왕 기사에 옮겨졌는지도 그 거울은 말해 주었다. 한국 고대사가 중국이 아니라 이란이나 그리스와 가깝다고 말한 사람은 단제 丹齊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도 거울이 말해주었다. 한마디로 상상력이라는 이름의 배가 발견한 지도는 ‘샤머니즘’이었던 것이다. 1996년 《지중해문명과 단군조선》이라는 책을 통해 나는 그 지도의 밑그림을 소박한 그림으로 그렸는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차 구체화되었다. 막연하게 윤곽만 있었던 지도에 위도와 경도를 부여하고 강과 산과 도로와 성읍을 표기한 셈이다. 중요한 대목은 태양신을 신봉하던 시대의 세계, 그러니까 샤머니즘의 역사 이야기를 설정하는 일이었다. 5년의 시간을 보낸한 어렵고 힘들고 고독한 작업이었다. 그래도 이 책으로 인해 좋은 말동무들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해 본다. 끝으로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책에 대한 애정은 물론 온갖 정성을 다해 준 소동출판사에 고마움의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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